식품첨가물(Food Additives)

식품첨가물의 편리함이라는 그럴듯함 속에, 우리의 식탁이 붕괴되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1인 가정이 늘어나고, 외식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식품첨가물을 먹고 있으며, 안전한지 묻고 싶습니다.

이 글은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책에 담긴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식품첨가물이 무차별 남용되는 가공식품들

대표적인 삼총사 식품이 육가공품,절임식품,명란젓입니다. 특히 명란젓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20종은 족히 넘는다고 합니다. 첨가물 유해성 논란에서 늘 빠지지 않는 주장이 화학물질의 복합적인 섭취로 인한 문제입니다. 쉽게 말해 여러 유해물질이 체내에 동시에 들어왔을때 폐해는 더 커진다는 이론입니다. 현재 안전성도 동물실험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고 여러 첨가물을 동시에 먹을때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검토되어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흔히 법으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중시합니다. 따라서 100% 신뢰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보합 섭취의 안전성 문제 또는 동물 실험에만 국한되는 현실 등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결국 모든 책임은 소비자 각자의 몫이니 말입니다.

가끔 시장에 가보면 ‘무색소’ 명란젓이 눈에 띕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합성착색료만 뺏을뿐 다른 첨가물은 고스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눈속임 마케팅’의 산물입니다. 개중에는 ‘무색소 명란젓’이라는 표기를 금색 라벨에 인쇄해서 호화 찬란하게 장식해 놓은 제품도 있습니다. 가격도 일반 명란젓보다 훨씬 비쌉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역시 업체만 탓할 것이 못됩니다. 첨가물 상식은 알려고 들지 않고 무조건 색소만 빼달라고 하는, 그래서 엉성한 올가미에 걸려드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업체는 그런 고객의 요구에 충실히 부응했을 뿐인 것입니다.

 

가짜로 얼룩진 부엌의 맛

시간과 품을 줄인 모조간장, 간장의 구수한 맛을 내는 아미노산을 얻기위해 기름을 짜고 남은 콩 찌꺼기인 탈지대두를 단백질원으로 해서 아미노산을 얻고, 화학조미료인 글루타민산나트륨으로 맛을 내고 감미료로 살짝 단맛을 보탭니다. 상큼한 맛을 내기 위해 산미료를 넣고 걸쭉한 느낌을 주기 위해 증점제를 넣습니다. 색은 캐러멜색소로 해결하고 보존료를 넣어 보존기간을 늘려줍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자연숙성 간장을 조금 섞어주면 맛이 더욱 그럴듯 해집니다. 이렇게 1년이 넘게 걸리는 발효간장이 1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에 탄생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도 1/5도 안되는 가격에 세일은 참 많이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가짜 식염, 설탕, 미림, 식초, 청주들 처럼 언젠부턴가 가정의 조미료통을 가짜가 점령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음식의 왜곡된 맛을 진짜 맛으로 잘못 알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베일에 싸인 첨가물 세계

모조 커피크리머의 원재료를 보면 식물성유지, 카제인나트륨,변성전분,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증점제(다당류), 구연산,구연산나트륨, 캐러멜색소, 향료(밀크향) 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우유, 생크림은 한 방울도 사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식물성유지를 사용하여 커피 크리머를 만들면 안된다는 법률규정은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는 이를 유제품으로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공식품의 세계속에 이런 속임수 제품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표시기준의 맹점으로 ‘일괄표시‘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일괄표시란 여러가지의 첨가물을 하나로 묶어 표시한다는 뜻입니다. 이를테면 서너 가지 화학물질을 함께 쓰더라도 그냥 ‘유화제’라는 표기 하나만 하면 되고, 향로라는 표기만 해주면 향을 아무리 여러가지 써도 무방합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초밥을 보면 식품의 변식이나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pH조정제의 경우 실제 구연산나트륨, 초산나트륨, 후말산나트륨, 폴리인산나트륨과 같은 물질의 집합체로 보통 4~5종류의 물질들이 사용됩니다. 여러 종류를 함께 써야 효과가 확실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일괄표시는 공식적으로 허용된 규정으로 가급적 알기 쉽게 한다는 미명으로 식품위생법에서 인정하고 있지만, 첨가물업체 또는 식품업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제정한 규정으로 보아 마땅합니다.

또 다른 맹점으로 ‘표시면제‘가 있습니다. 다음 네가지 사례에 해당할 경우에는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공식허용이 된다고 한다. 캐리오버(carry over)에 해당하는 경우로 어떤 반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그 반제품에 들어 있는 물질이 그대로 최종 제품으로 이행되는 현상으로 , 불고기의 원료로 간장을 사용할 경우 간장에 들어있는 첨가물은 표시할 필요없이 ‘간장’으로만 표기하면 되는 규정입니다. 해당물질이 제품에 잔존하지 않은 경우로 밀감통조림은 밀감 속껍질을 까기 위해 염산을 사용하고 염산을 중화하기 위해 카제인나트륨을 넣어 최종 밀감 통조림에는 염산이 남아 있지않으므로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입니다. 포장 야채도 신선하게 보이기 위해 차아염소산나트륨이라는 살균제를 사용하지만 최종 야채 제품에는 남아 있지 않으니 표시 의무가 면제 된다는 식입니다.

포장하지 않는 제품 또는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제품의 경우 역시 표기 의무가 없습니다. 레스토랑의 여러 메뉴나 반찬가게에서 파는 여러 품목들도 여기에 해당되는데, 요즘 이런 곳에서는 오히려 사용한 원료들을 크게 써 붙이는 추세입니다.

포장 크기가 작은 경우,즉 일정크기 이하의 제품인 경우 원료를 일일이 기재하지 않아도 좋다는 규정입니다. 작기 때문에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아도 된다라는 것인데, 그런 핑계가 속임수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늘 내가 먹은 식품첨가물

내가 먹은 첨가물의 양은 확신하건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본인이 먹는 첨가물의 양은 하루 평균 10그램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간으로 치면 약 4킬로그램에 해당합니다. 보통 하루의 식염 섭취량이 11~12그램인 점을 고려할때, 첨가물도 식염과 거의 같은 양을 먹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미혼 샐러리맨 N씨의 경우, 아침은 편의점의 햄샌드위치, 점심은 식품점의 도시락과 커피, 저녁은 편의점 컵라면, 삼각김밥, 참치샐러드입니다. 그와 대비되는 주부 F씨의 아침은 밥, 된장국, 생선구이, 명란젓, 어묵, 단무지, 점심은 백화점 식품코너, 김말이 초밥, 저녁은 카레라이스, 샐러드(시판 드레싱사용) 입니다. 놀랍게도 두 경우를 비교해 보면 주부 F씨의 첨가물 섭취량은 혼자 생활하며 주로 식사를 사먹는 N씨와 거의 같거나 오히려 더 많은 수준입니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일상적으로 첨가물을 먹어야 하는 환경을 피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인 것입니다.

 

왜곡되어가는 아이들의 미각

라면 스프는 천연 국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은, 식품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공업 제품에 가깝습니다. ‘인스턴트 라면은 될 수 있는 한 아이들에게 안 먹이려고 해요’라고 이야기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스낵을 사주거나 국을 끓일때 시중의 육수가루를 사용하는 주부의 경우 결국 인스턴트 라면은 먹이지 않아도 스프를 먹이게 되는 결론입니다. 왜냐하면 인스턴트 라면 스프, 스낵 씨즈닝, 육수 원액은 같은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식염, 화학조미료, 단백가수 분해물은 맛의 ‘황금트리오’로 모든 식품의 맛의 뼈대는 이 세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공식품이 늘면서 결국 화학조미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전체소비량은 더 늘었습니다. 가공식품에 화학조미료 또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이라는 물질명은 기록되지 않습니다. 기록되는 것은 조미료(아미노산 등)라는 표시입니다. 이 표시를 보고 화학조미료를 연상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아미노산이 들어간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며 오히려 몸에 좋은 것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이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가공식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입맛이 화학조미료에 완전 점령 되어 있는 그것이 더 무서운 것입니다. 맛의 마술사 단백가수분해물은 쉽게 말해 고기나 콩 등의 단백질을 분해하여 얻은 아미노산을 일컫습니다. 맛의 원천이 아마노산인 만큼 이 물질은 기가 막힌 맛을 냅니다. 제조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작업이 간단하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염산처리법으로 대두에 기름을 짜내고 난 찌꺼기인 탈지대두에 염산을 넣으면 단백질 가수분해가 시작되고 이를 중화시켜 얻어진 물질인 아미노산액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농축한 것이 단백가수분해물인 것입니다. 문제는 염산으로 만들어낸 물질이다 보니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암을 일으키는 염소화합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단백가수분해물이 만드는 깊고 진한 맛에 사로잡혀 천연의 ‘진짜 맛’을 이것으로 착각해 길들여진다는 것입니다.

액상과당은 싼 전분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액체 상태로 작업 과정이 편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스,커피 음료를 비롯하여 각종 요리용 소스의 단맛을 내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 두 분자로 되어 있어 흡수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액상과당은 이미 분리되어 있는 상태로 순식간에 흡수되어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가 혈당관리체계를 교란시키며, 고칼로리 식품으로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500밀리리터 페트병 한 병의 주스에 설탕 50그램에 해당하는 열량이 들어있어, 심심풀이 과자나 음료수만으로도 하루에 필요한 열량의 대부분이 섭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입니다.

이런 것들의 남용에 따라 식품에서는 ‘정성’이란 의미가 휘발되고, 식품은 누구든 값싸게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전락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식생활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오늘날 누리는 풍족한 식생활, 언제 어디를 가든 먹을 것이 넘치는 편리함, 그것은 가공식품의 발달로 얻은 혜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공식품의 발달을 선도해 온 수훈자는 단연 식품첨가물입니다. 무조건 남용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는 않지만, 무조건 ‘악’이라고 몰아세우는 것도 찬성할 수 없습니다. 첨가물의 장단점을 모두 이해하는 유연한 사고가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이며, 식생활 문제해결의 열쇠입니다.

첨가물 만능시대를 살아가는 5가지 제안으로 첫째,  기내용을 꼼곰히 읽고 구입하는 것을 습관화시켜야 합니다. 둘째, 가공도가 낮은 제품을 선택합시다. 첨가물을 피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세째, 먹더라도 알고 먹읍시다. 어차피 가공식품을 피할 수 없다면 일주일 단위로 날을 정해서 먹읍시다.  네째, 가격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이 오늘날의 식품시장을 잘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다섯째, 사소한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일단 의문을 품으면 어떤 형태로든 정답이 주어집니다.

 

마무리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다. You are what you eat’ 라는 말이 있듯이 인체가 고귀하듯 음식도 고귀한 것입니다. 최근 아이들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현상이나 청소년 폭력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흔히 영양 불균형, 첨가물의 과잉 섭취 등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음식을 경시한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품소비자 패턴을 보면 첨가물이나 농약의 유해성은 인정은 하지만, 가격이 비싸거나 번거롭다고 생각되는 식품은 여간해서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와 식품 안전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무관심형 소비자를 합치면 75.4%나 됩니다. 우리의 일상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아무쪼록 소비자 각자의 작은 선택이 모여 그릇된 식문화를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변화는 불편을 수반할 수가 있습니다. 기뻐이 변화를 받아들일려는 마음이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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